왓 사켓 (Wat Saket, 골드 마운트)

왓 사켓(Wat Saket)은 방콕 구시가지 중심부에 위치한 불교 사원으로, '황금산'이라는 별명으로 더 유명합니다. 인공 언덕 위에 세워진 이 사원은 방콕에서 가장 오래된 사원 중 하나이며, 해발 약 80미터 높이의 황금빛 체디(불탑)가 햇빛을 받아 찬란하게 빛나는 모습이 멀리서도 눈에 띕니다. 300개가 넘는 계단을 오르는 여정은 그 자체로 특별한 경험이며, 정상에 도달하면 방콕 전체를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는 숨막히는 전망이 여러분을 기다립니다.​

아유타야 시대부터 이어진 역사의 흔적

왓 사켓의 역사는 아유타야 시대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원래 이곳은 왕실 가족의 매장지로 사용되었으나, 18세기 후반 라마 1세가 이곳을 사원으로 탈바꿈시키고 상징적인 황금 체디를 추가했습니다. 이후 라마 4세와 라마 5세 재위 기간 동안 언덕과 사원이 대대적으로 확장되었으며, 정상의 황금 체디 안에는 석가모니 부처의 진신사리가 봉안되어 있어 태국 불교도들에게 중요한 순례지가 되었습니다.​

계단을 오르며 만나는 소소한 행복

300개의 계단을 오르는 것이 부담스럽게 느껴질 수 있지만, 실제로는 완만하게 나선형으로 설계되어 있어 생각보다 수월합니다. 계단을 오르는 동안 곳곳에 작은 사당과 불상들이 있어 쉬어가며 감상할 수 있고, 무성한 나무들이 그늘을 만들어주며 분무 장치가 설치되어 있어 방콕의 더위를 식혀줍니다. 중간 지점에는 전통적으로 행운을 가져다준다는 종과 징이 줄지어 있어 많은 방문객들이 가볍게 타종하며 소원을 빕니다.​

일몰 시간, 가장 마법 같은 순간

왓 사켓을 방문하기 가장 좋은 시간은 오후 4시부터 6시 사이입니다. 이 시간대에는 황금빛 햇살이 황금 체디를 비추어 더욱 찬란하게 빛나며, 일몰 무렵의 방콕 스카이라인은 그 어떤 전망대보다 아름답습니다. 또한 이 시간대는 관광객이 상대적으로 적어 여유롭게 사진을 촬영하고 명상할 수 있습니다. 아침 일찍 방문하는 것도 좋은 선택인데, 아침의 상쾌한 공기와 함께 조용한 분위기 속에서 사원을 둘러볼 수 있습니다.​

360도 파노라마로 만나는 방콕

정상에 도착하면 원형 테라스를 따라 걸으며 방콕의 360도 전망을 감상할 수 있습니다. 북쪽으로는 차오프라야 강과 왓 아룬이 보이고, 남쪽으로는 방콕의 현대적인 고층 빌딩들이, 동쪽으로는 구시가지의 사원들이 펼쳐집니다. 중앙의 황금 체디 주위를 걸으며 참배하는 것도 잊지 마세요. 체디 내부에는 부처의 사리가 봉안되어 있으며, 신자들이 기도를 올리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로이끄라통 축제의 환상적인 분위기

매년 11월에는 왓 사켓에서 성대한 사원 축제가 열립니다. 특히 로이끄라통 축제 기간에는 사원 전체가 등불과 초로 장식되어 환상적인 분위기를 자아냅니다. 이 시기에 방문하면 촛불 행렬과 함께 독특한 문화 체험을 할 수 있으며, 사진 애호가들에게는 평소와는 완전히 다른 신비로운 분위기의 사진을 촬영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입니다.​

방콕의 숨겨진 평화로운 오아시스

왕궁이나 왓 포, 왓 아룬에 비해 상대적으로 덜 알려진 사원이지만, 그렇기 때문에 오히려 더욱 조용하고 평화로운 분위기를 즐길 수 있습니다. 복잡한 방콕 시내에서 벗어나 잠시 명상하고 싶거나, 현지인들의 일상적인 신앙생활을 가까이에서 관찰하고 싶다면 이곳이 완벽한 선택입니다. 사원 경내에는 현지 신자들이 조용히 기도하고 향을 피우는 모습을 볼 수 있으며, 스님들의 일상도 자연스럽게 엿볼 수 있습니다.​

접근성과 주변 관광지 연계

왓 사켓은 BTS나 MRT역에서 조금 떨어져 있지만, 그것이 오히려 현지 분위기를 느낄 수 있는 장점이 됩니다. 가장 가까운 지하철역은 MRT 삼욧(Sam Yot)역으로, 도보로 약 15분 거리입니다. 그랩바이크를 이용하면 빠르고 저렴하게 도착할 수 있으며, 클롱 샌 샙 운하 보트를 타고 판파 릴랏 선착장에서 내려 도보 5-10분 거리로 이동하는 방법도 현지 체험을 원하는 여행자들에게 추천됩니다. 카오산 로드에서는 도보로 약 20분, 왕궁에서는 도보로 약 30분 거리에 있어 구시가지 관광과 연계하기 좋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