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콕의 서쪽 차오프라야 강변에 우뚝 솟은 왓아룬은 '새벽 사원'이라는 이름처럼 아침 햇살을 받아 영롱하게 빛나는 태국을 대표하는 불교 사원입니다. 중앙의 거대한 프랑(prang, 탑)을 중심으로 네 개의 작은 프랑이 둘러싸고 있는 크메르 양식의 이 사원은, 힌두교와 불교의 우주관을 상징하는 메루 산을 형상화한 것으로 높이가 약 66.8~86미터에 이릅니다.

역사 속의 왓아룬
왓아룬의 역사는 1768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훗날 탁신 왕이 된 인물이 아유타야에서 톤부리로 이동하여 차오프라야 강변에 새로운 수도를 건설하던 때, 전설에 따르면 그가 새벽에 이 사원 터에 도착했다고 합니다. 한때 이 사원은 왕실 예배당으로 사용되었으며 에메랄드 불상을 보관하기도 했습니다. 현재의 모습은 라마 2세(1809-1824) 시기에 기본 설계가 이루어졌고, 라마 3세(1824-1851) 통치 기간에 중앙 프랑의 높이가 현재 규모로 확장되었습니다.

눈부신 건축미
왓아룬의 가장 큰 특징은 화려한 색상의 도자기와 조개껍질로 장식된 외관입니다. 라마 3세는 프랑의 높이를 확장하면서 중국에서 방콕으로 오는 배의 밸러스트로 사용되었던 도자기 파편과 모리티아 조개껍질로 정교한 문양을 새기도록 명령했습니다. 이 독특한 장식 덕분에 프랑은 햇빛을 받으면 반짝이며 빛나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중앙 프랑의 꼭대기에는 시바의 삼지창으로 불리는 7개의 갈래가 있는 삼지창이 장식되어 있습니다. 프랑 기단 주변에는 중국 병사와 동물 조각상들이 배치되어 있으며, 2층 테라스에는 힌두교 신 인드라가 에라완(코끼리)을 타고 있는 네 개의 조각상이 있습니다. 불교 도상학에서 중앙 프랑은 세 가지 상징적 레벨을 가지는데, 기단은 모든 존재의 영역인 트라이품(Traiphum)을, 중간은 모든 욕망이 충족되는 투시타 천국인 타바팀사(Tavatimsa)를, 그리고 꼭대기는 행복의 일곱 영역 내 여섯 천국을 의미하는 데바품(Devaphum)을 나타냅니다.

관람의 묘미
왓아룬을 방문하면 가파르고 좁은 계단을 따라 중앙 프랑의 중간 높이까지 올라갈 수 있습니다. 이곳에서는 차오프라야 강과 방콕 시내의 파노라마 전망을 감상할 수 있습니다. 계단이 매우 가파르므로 올라갈 때 주의가 필요하며, 높이가 두려운 분들은 무리하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프랑 옆에는 라마 2세가 디자인한 것으로 알려진 니라밋 불상이 있는 법당(Ordination Hall)이 있습니다. 법당의 정면 입구는 색상 도자기와 치장 벽토로 장식된 중앙 첨탑이 있는 지붕을 가지고 있습니다. 내부에는 붉은색, 회색, 흰색 대리석 장식이 있는 웅장한 제단이 있으며, 라마 5세 통치 기간에 만들어진 벽화가 있습니다.

방문 팁과 체험
왓아룬을 방문하기 가장 좋은 시간은 이른 아침(8-10시)이나 늦은 오후(16-18시)입니다. 아침 일찍 방문하면 인파를 피하고 밝은 빛에서 사원을 촬영할 수 있으며, 늦은 오후에는 일몰의 따뜻한 색조가 사원에 비쳐 마법 같은 장면을 연출합니다.
태국 전통 의상을 빌려 입고 사진을 찍는 것도 인기 있는 체험입니다. 사원 앞 거리에서 태국 전통 의상을 약 200바트에 대여할 수 있으며, 화려한 액세서리도 함께 제공됩니다. 전문 사진작가를 고용하면 더욱 기억에 남는 사진을 남길 수 있습니다.
강 건너편의 레스토랑이나 루프탑 바에서 왓아룬의 야경을 감상하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밤에는 사원이 조명으로 아름답게 밝혀져 낭만적인 분위기를 자아냅니다.

접근성과 편의시설
왓아룬은 차오프라야 강 서쪽 톤부리 지역에 위치해 있어, 타 티엔 선착장(Tha Tien Pier)에서 페리를 타고 약 5분이면 도착할 수 있습니다. 페리 요금은 약 5-20바트로 매우 저렴하며 하루 종일 자주 운행됩니다. 택시나 그랩(Grab)을 이용해 직접 사원까지 갈 수도 있습니다.
사원의 역사적 구조와 가파른 계단 때문에 휠체어나 유모차를 이용하는 분들의 접근성은 제한적입니다. 거동이 불편한 분들은 강변이나 페리에서 사원을 감상하는 것을 고려할 수 있습니다.
왓아룬은 방콕의 왕궁, 왓포와 함께 방콕 3대 사원으로 꼽히며, 태국 10바트 동전에 새겨질 만큼 국가적 상징성을 지닌 곳입니다. 찬란한 역사와 독특한 건축미, 그리고 차오프라야 강변의 아름다운 경관이 어우러진 왓아룬은 방콕 여행에서 절대 놓칠 수 없는 필수 명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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